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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P.I.(Private Investigator/사립탐정)/2012 - 보드게임 리뷰 no.190

프로필 POWER blog

2013. 7. 9. 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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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명 : P.I.(Private Investigator/사립탐정)

□ 디자이너 : Martin Wallace

□ 출시년도 : 2012년

□ 인원수 : 2~5인

□ 시스템 : 추리

 

보드게임 중에서 추리를 주요 시스템으로 하는 것으로는 클루가 대표적으로 많이 알려졌고, 그 외에는 인코그니토나 스코틀랜드 야드, 장미의 이름, 미스테리 익스프레스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상대의 정체를 맞추는게 주요 목적인 게임들로 정체를 추리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거나 정체를 밝힌 뒤 뭔가 후속조치를 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죠.

 

이번에 소개할 P.I는 이런 범주의 게임들과는 내용을 약간 달리합니다. 흔히 국내에서 '야구게임'으로 알려졌던 추리의 형태와 아주 유사하거든요. 몇 개월전에 MBC 무한도전에서도 이 시스템으로 녹화를 진행한 적도 있었고요.

 

 

P.I는 "누가 / 어디서 /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가"의 3가지를 맞추는 보드게임이며, 이런 추리를 3회 진행합니다. 그러니까 3번의 미니게임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미니게임이 세트별로 진행되는 관계로 사실 클루와 같은 테마 몰입 같은 것은 영 꽝이라고 볼 수 있죠. 그냥 야구게임을 하는데, 보드판이 화려하게 펼쳐져 있다고 보셔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게임을 디자인 한 분이 Martin Wallace라는 것이죠. 에이지 오브 스팀이나 브래스나 어퓨에이이커스오브스노우 등 복잡하고 테마성이 짙은 보드게임들을 주로 디자인 하셨던 분이었기 때문에 이번 P.I의 디자인은 매우 예외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규칙도 간단하고 테마와 게임 플레이간 연계성도 떨어지니까요. 시대가 바뀌고 조금씩 디자인의 성향도 바뀌나 봅니다. ^^

 



 

P.I에서 추리의 대상은 본인의 오른쪽에 앉은 플레이어입니다. 게임 시작할 때 각자 누가 어디서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3장의 카드를 무작위로 받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본인만 확인하고 가지고 있게 됩니다.

 

나의 왼쪽에 앉은 플레이어는 내 손에 있는 이 3장의 카드를 맞춰야 하는 것입니다.

 

게임을 진행할 때 플레이어는 크게 2개중 하나를 합니다.

 

1. 공개된 증거 카드를 골라 확인한다.

2. 탐정을 지역에 파견한다.

 

이 2가지를 골라서 진행하면서 서서히 사건에 대한 단서를 풀어가는게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이자 재미 되겠습니다.

 

 

추리를 진행할 때는 개인별로 지급받은 큐브와 원형 디스크를 보드의 특정 타일 위에 배치해서 추리상황을 표시합니다. 종이에 펜으로 쓰는 추리게임들과 달리 이 작품은 보드판에 모든 정보를 컴포넌트로 표기합니다.

 

어차피 맞춰야 할 목표가 각자 모두 다르므로 이렇게 추리상황을 공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공개함으로써 누가 가장 추리를 앞서가고 있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추리를 완료하는 사람이 득점이 크므로 서로의 추리 상황을 확인하는 것은 게임 메커니즘상 꽤 중요하죠.

 

 

보드의 왼쪽에는 플레이어들이 나눠가진 3장씩의 단서 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들이 무작위로 펼쳐집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에 이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단서를 가져가게 되면 우측의 플레이어는 해당 카드가 본인의 손에 있는 카드인지 확인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만약 그 카드가 정확히 내 손에 있는 것과 일치한다고 하면 게임 보드의 해당 타일 위에 원형 디스크를 놓으라고 말해줍니다. 그러면 우연히 찍기는 했지만 한 번에 맞춰버리게 된 것이죠.

 

이와 달리 잘못 찍었다면 그 단서 카드를 플레이어 앞에 놓게 합니다. 그럼으로써 이 카드는 맞춰야 할 범죄와 아무 상관 없다는 것을 표시하죠.

 

만약 찍은 카드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찍은 카드에 해당하는 타일 근처에 내 핸드 카드가 있다면 큐브를 올려서 표시하게 합니다.

 

 

이를테면 위의 경우 워터프론트는 제대로 찍어서 원형 디스크가 올라가 있는 것입니다. 범죄는 워터프론트에서 일어난 것이죠.

 

버블의 경우 큐브가 하나 올라가 있는데, 버블이 범인은 아니지만 버불의 근처에 있는 캐릭터 중 하나가 범인이라고 표시한 것입니다. 너클일 수도 있고 DOC 일수도 있겠네요.

 

이런 방식의 찍기는 잘만 찍으면 단 번에 확실한 정보를 얻기도 하지만 잘 못 찍게 되면 소득이 없으므로 일종의 도박에 가까울 때가 많습니다만, 탐정 파견은 게임 전체 중 5회에 불과하므로 어쩔 수 없이 찍기가 계속 진행되어야 합니다.

 

다음은 탐정 파견입니다.

 

탐정 파견은 특정 지역에 본인의 탐정 타일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우측에 앉은 플레이어는 그 지역에 배치된 3개의 타일 중 본인의 손에 있는 카드와 일치하는 것이 있는지 확인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 완전히 일치하는 정보가 있다면 그 정보당 하나씩 디스크를 올리고, 그 지역에는 없고 주변 지역에 있다면 큐브를 올리게 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단서 찍기와 유사해 보이지만, 탐정은 해당 지역을 샅샅이 수사하는 개념이므로 좀 더 국지적입니다. 탐정의 단점은 명확히 어떤 타일인지 확실히 알기가 어렵고 저 중 하나다... 라는 식으로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완 수사는 역시 단서 찍기를 통해서 확인해야 하죠.

 

이렇게 게임이 반복되는데, 본인의 턴에 '사건 해결'을 선언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나의 추리가 모두 끝나서 누가 어디서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추리를 시작합니다. 그러면 우측에 있는 플레이어는 정확히 3가지 정보가 모두 다 맞았는지 확인해줘야 하죠. 만약 하나라도 틀렸다면 그냥 틀렸다고 말하면 됩니다. 그러면 페널티 점수를 먹게 되고 게임을 계속 진행합니다.

 

만약 맞췄다면 사건 해결 점수를 갖게 됩니다. 위 사진과 같이 가장 먼저 해결했을 때에는 7점에 본인 타일을 놓습니다. 나중에 맞춘 사람은 5점 칸에 놓아야 하겠죠. 이렇게 3번을 진행합니다.

 

그러므로 이 게임은 어떻게 보면 레이싱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이 빠른 추리를 통해 목표에 빨리 도달해야만 이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정통 추리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작품을 싫어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단서카드 찍기 액션에서 잘만 얻어걸리면 한 번에 정답이 나와버리기 때문이죠. 정말 운 좋으면 2턴 만에 3가지 추리중 2개를 맞춰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진행되다보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이길 가능성은 이제 매우 낮아집니다. 열심히 추리해봤자 우연히 잘 찍은 플레이어가 정답을 맞춰버린다면 추리할 맛이 나지 않겠죠.

 

그래서 이 작품은 추리 게임이긴 하지만 파티성 게임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조금 복잡한 야구게임이라고 봐도 되고요. 같이 이 작품을 즐긴 분 중에는 '차라리 야구게임을 하겠다'라고 웃으면서 비꼰 분도 계십니다. 추리게임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접근하면 당연히 나올 법한 반응입니다.

 

하지만 그냥 가벼운 캐주얼 추리게임을 하고 싶다면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2인용도 가능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실사 이미지를 입힌 보드판 게임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있어서 게임성은 차처하고 첫인상이 그냥 별로 였습니다. 보드판도 어딘가 모르게 어지럽게 되어 있고 아주 단순한 로직을 가진 게임에 억지 테마를 입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거든요.

 

그래도 실제 게임을 하면 나름 재미가 있어서 자주 플레이를 했습니다만, 3~4회 정도 플레이를 하고 나면 금방 질려버립니다. 특히 찍기 플레이어가 자주 등장하는 게임일 수록 맥이 빠져버리죠. 차라리 찍기 상황에 대한 결과를 서로 모르고 있다면 게임 하는 내내 긴장감이라도 유지될텐데, 이 작품은 추리 상황 자체가 공개이므로 맥이 풀립니다. 경쟁 추리 형식이라는 것이 이 작품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다고 해야 겠네요. 

 

제품 가격도 비싼 편이어서 이래 저래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남/녀가 포함된 모임이라든지 커플/커플 모임 정도면 무난히 돌릴만 합니다.

 

『P.I.(Private Investigator/사립탐정) 6/10 』

2013.07.09 ★GT(Lee Hyoung Jin) 

◎ 체감 재미 - ★★☆☆☆

◎ 게임난이도 - ★★★☆☆

◎ 규칙복잡성 - ★★☆☆☆

◎ 재플레이 - ★★☆☆☆

◎ 2인 플레이 - ★★☆☆☆ (2인 전용)

◎ 상호 작용 - ★★★☆☆

◎ 테마 몰입 - ★☆☆☆☆

◎ 일러스트 - ★★☆☆☆

◎ 컴포넌트 - ★★★☆☆

 

보드게임긱 內 보드게임 순위 (2013. 07. 0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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